한 때 모성애에 초점을 둔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지던 시기가 있었다. 임옥희는 <채식주의자 뱀파이어>에서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라는 물신에 기대어 모든 가치를 ‘평등하게’ 환산하는 사회라며, 돈으로 환산되지 않도록 묶어놓은 ‘중세적’ 영역이 바로 모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모성은 과도하게 이상화되어 나타난다고 보았는데, 이는 2000년대 우리사회의 엄마 열풍과 연관된다. 한 차례의 엄마 열풍이 지나가고, 현재 우리 사회는 아빠 열풍이 드세게 불고 있다. 화제의 예능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를 비롯해 1,200만 명이상의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7번방의 선물>은 모두 전면에 부성애를 내세우고 있다. 마치 경쟁하듯이 이야기되는 모성애와 부성애. 그렇다면 과연 모성애와 부성애는 어떻게 다를까?
 모성애와 부성애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선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여성성과 남성성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본래 양성적 존재이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적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남자아이는 거세 콤플렉스로, 여자아이는 남근을 선망하는 태도로 인하여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의 위치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남근의 여부는 적극성과 소극성이라는 남성, 여성의 기본 성격과도 이어진다.
 프로이트의 영향을 받은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모성애와 부성애를 뚜렷이 구분하고 있다. 그는 모성애의 본질을 무조건적인 사랑이라고 보았다. 이에 반해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있는 사랑이다. 또한, 어머니가 아이를 탄생시킨 자연적 세계라면, 아버지는 인공적 사물, 법률과 질서, 훈련 등의 세계를 의미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태도 차이는 어린이 자신의 욕구와도 일치한다. 갓난아이는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보호가 필요하지만 6세 이후가 되면 아버지의 권위와 지도를 욕구하기 시작다. 어린이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 세계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모성애와 부성애가 한 어린이가 어른이 되는 데 각각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다시 우리 사회의 부성애로 돌아가자. 요즘 우리 사회의 부성애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성은 바로 과거에 어머니에게 요구되던 부분이 아버지에게도 요구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득성(아동가족) 교수는 “사회구조, 경제구조가 바뀌면서 아버지에게 기대하는 역할상이 바뀌었다”며 “과거 산업사회에서 아버지에게는 돈을 벌어오는 것과 같은 도구적 역할이, 어머니에게는 양육과 관련된 표현적 역할이 요구되었지만, 오늘날에는 아버지, 어머니 구분 없이 두 역할 모두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성애와 부성애는 고정된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재구성되고 새롭게 배치되고 있다.